로아팩토리 “계약 필요한 모든 순간, 간편전자계약 ‘모두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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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준 대표 “종이 계약서 같은 효력… 고객사 빠르게 확대”

상호 법적 분쟁이 발생했을 때 강력한 효력을 발휘하는 것은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물이다.

대표적인 게 바로 ‘계약서’인데,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계약서 한 장 쓰지 않아 억울한 피해를 입는다. 몸담았던 회사, 둘도 없던 친구, 오래 알고 지낸 지인들을 믿어서, 또 당장 귀찮아서 생략했던 계약서 한 장이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

​또 법적 보호가 필요할 때 전문 변호사를 찾지 못해 엄한 변호사를 만나 돈만 날리고 발만 동동 굴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영준 대표가 법률 스타트업 로아팩토리를 창업한 이유다.

이 대표는 신림동에서 고시 공부를 하던 중, 뒤늦게 적성에 맞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평소 관심이 많던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작했다. 복학한 그는 교내 앱 개발 동아리를 만들어 자신이 전공한 법학 지식을 이용한 앱을 개발해 출시했다.

일반인들이 법률적 문제가 생겼을 때 적절한 변호사를 찾는 것이 어려운 것에 착안, 변호사 검색 앱 ‘인투로’를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사업을 시작하고 보니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변호사법이 품위유지 등의 이유로 상당히 보수적이더라고요. 자신을 알리는 수단이 법적으로 막혀 있는 문제가 있더군요. 변호사가 필요한 고객 입장에서는 나한테 맞는 전문 변호사가 필요한데도, 대다수가 지인 소개나 네이버 키워드 광고를 통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있어요. 저희처럼 보수적으로 막는 나라는 없어요. 새로운 변호사들은 자신을 알려야 하는데 막혀있죠.”

이 대표는 인투로를 운영하면서 전체 민사 사건의 70% 이상이 민사소액 사건(소송가액 2천만원 이하 사건)인데, 이 같은 분쟁의 대표 원인이 ‘계약서 부재’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누구나 쉽게 계약서를 만들 수 있고 종이 없이 앱을 통해 서명이 가능한 템플릿 기반 계약서 제작 서비스 ‘오키도키’도 출시했다.

“기업들이야 계약서가 있어 분쟁이 발생했을 때 조정이 쉽지만, 일반인들은 계약서가 잘 없어 문제가 복잡해지는 경우가 많더군요. 분실도 하고, 자신이 쓴 게 아니라고 부인도 하고요. 계약서를 왜 안 만들었냐고 물어보면 정서적인 문제가 크더라고요. 그래서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계약서 템플릿을 넣은 오키도키를 만들었고, 각종 대회에서 상도 받고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인투로와 오키도키를 출시한 로아팩토리는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일반인의 경우 템플릿이 있어도 결국 이보다는 저마다의 계약 양식을 사용했던 것이다. 이에 이영준 대표는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와 아이디어를 주고받다 종이 없이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해주는 간편전자계약 서비스 ‘모두싸인’ 앱을 출시하게 됐다.

“많은 곳들이 반드시 법적으로 해야 하거나 관행적으로 교통비와 인건비를 들여, 또는 등기우편이나 퀵 서비스를 통해 계약서를 작성합니다. 한쪽이 도장을 찍어 보내면, 상대편이 다시 도장을 찍어 보내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하고 그만한 시간이 걸리는 거죠. 모두싸인은 기존 계약서 양식을 업로드하고, 온라인으로 양쪽이 서명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됩니다. 당연히 법적 효력도 기존 종이 계약서와 동일하게 발생합니다.”

이영준 대표에 따르면 모두싸인은 기존 계약을 연장하거나 비대면 방식으로 계약했던 이들에게 적합하다. 또 특정한 양식으로 당사자만 바뀌는 경우, 법적으로 계약서를 교부해야 하거나 보관해야 하는 경우도 모두싸인이 비용 측면에서 더 경제적이다. 근로계약의 경우 3년 간 교부 의무가 존재하는데, 회사는 모든 임직원들의 근로계약서를 보관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모두싸인이 여러모로 편리하다.

“전자계약은 도장이나 서명이 존재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양쪽이 동의해서 계약이 성사됐다는 전자기록이 중요한 거예요. 양쪽의 IP 주소, 로그 기록, 주고받은 이메일, 양측의 동의 여부 등이 법적 효력을 발생시켜주는 방식입니다. 전자계약은 10년 전 시작됐지만, 큰 기업들 정도만 자체 전자계약 시스템을 만들어 일부 부서에서만 사용할 뿐 아직도 대중화 되지 못했습니다. 자체적인 전자계약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려운 중소, 중견기업, 그리고 노후화된 전자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는 기업들도 모두싸인을 활용하면 편리하게 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모두싸인은 현재 10만 명 이상이 가입한 상태며, 서명된 서명 및 문서는 56만8천개에 달한다. 주요 고객사로는 한국전력공사, 카카오, 에스티유니타스, 프라이머, 아이디어스, 빙글 등이다.

이영준 대표는 앞으로 규모가 큰 고객 수를 빠르게 늘려, 해당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계약건수가 많고 문서 분량도 큰 보험사나 대출은행 등이 관행을 깨고 간편전자계약 서비스로 전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부동산 계약도 모두싸인이 넘보는 시장이다.

“보험회사의 경우 계약서를 스캐한 후 물류창고 같은 곳에 종이 계약서를 보관해요. 세 명 중 한 명 정도 모두싸인을 사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클라이언트 수가 늘어나면 큰 곳들도 저희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계약서 문서만 존재하면 모든 영역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부서에서 형태 구애 없이 같은 시스템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여러 경쟁사가 있지만 편리성을 무기로 고객사 확보를 통해 부지런히 시장을 선점할 생각입니다.”


2017.05.29 / ZD넷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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