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계약서 단점 없앤 ‘전자계약 서비스’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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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서 길게는 열흘씩 걸렸던 계약 과정이 하루 만에 끝납니다.”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한 국내 전자 계약 서비스 1위 업체 ‘모두싸인’의 이영준(37) 대표는 지난 8일 인터뷰에서 “작년에 모두싸인 고객사가 전자 계약을 통해 절감한 비용은 총 851억원에 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존 종이 계약서는 초안 작성 후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상대방이 이를 검토한 뒤 서명하고 다시 전달하는 등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전자 계약을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PC나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해 계약서를 보내거나 서명할 수 있다.

표준화된 계약이 빈번하게 필요한 기업들의 호응이 좋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계약서가 클라우드에 저장돼 있어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라고 했다. 이런 편의성을 바탕으로 모두싸인은 삼성전자 등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24만곳 이상의 기업 회원을 확보했다. 누적 이용자도 630만명에 달한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대면 계약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고 한다.

이 대표는 부산대 법대 출신이다. 2010년 초 행정고시를 준비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다. 2013년 고시생 생활을 접고 개발 동아리를 만들었다. 이 대표는 “법학 전공이라고 하니 주위에서 ‘아는 변호사 있느냐’는 말을 수없이 들었지만, 반면 변호사인 친구들은 사건 수임을 못 해 안달이었다”고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며 2015년 변호사 검색 서비스 ‘인투로’를 출시했다. 시장 반응은 좋았지만, 변호사법 때문에 플랫폼이 수수료를 받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결실은 있었다. 소액 분쟁 대부분이 계약서를 제대로 쓰지 않거나 종이 계약서를 잃어버려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해 전자 계약으로 사업 모델을 바꾼 것이다.

모두싸인은 앞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AI가 기존 계약 내용을 검토해 갱신 기간 등을 알려주거나, 기존 계약과 충돌이 생기는 지점이 없는지 등을 파악해 고객이 더욱 쉽게 계약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선경제 / 2024. 0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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