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플랫폼톡]계약 관리 혁신, 기업 성장의 필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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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비즈니스는 계약으로 시작해 계약으로 완성된다. 단순한 서류 작업을 넘어, 계약은 거래 당사자 간의 신뢰와 책임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며 기업 성장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다. 계약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리스크 통제와 새로운 사업 기회 포착 역량이 결정되며, 이는 곧 기업의 안정적 경영과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이 된다. 수익 창출, 비용 절감, 위험 관리 등 모든 경영 활동의 근간에는 계약 관리가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 특히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은 계약 관리를 단순한 행정 절차나 부차적 업무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사업 초기에는 계약 건수가 적고 관리 인력이 부족해 체계적인 시스템 없이 담당자의 기억이나 단순 파일 저장, 심지어 메신저나 구두 약속 같은 비공식적 방식에 의존하기 쉽다. 이러한 관행은 단기적으로는 편리해 보이나,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위험 요소가 된다.

사업이 확장되고 거래가 복잡해지면서 이러한 주먹구구식 관리는 곧 한계에 부딪힌다. 관리 체계 부재로 계약 누락, 일정 지연, 중복 계약 등의 문제가 빈번히 발생한다. 제때 관리되지 못한 계약은 갱신 시점 누락, 대금 수금 지연, 규제 위반 가능성 증가로 이어지며, 심각한 법적 분쟁으로 발전해 기업의 신뢰도와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스타트업이 성장 과정에서 계약 관리 실패로 인한 법적 분쟁, 자금 흐름 차질, 투자 유치 실패를 겪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과거의 계약 관리는 종이 문서나 스캔 파일에 의존한 수작업이 주를 이뤘다. 이는 많은 시간과 자원을 소모할 뿐 아니라, 정보 누락, 중요 조건 간과, 원본 분실과 같은 인적 오류의 위험을 안고 있다. 여러 부서가 관여하거나 담당자가 변경될 경우, 버전 관리의 혼선과 정보 단절은 조직 전체의 위험으로 확산된다. 이는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규모와 관계없이 많은 기업이 겪는 문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계약을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하기 위해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계약 생애주기 관리(Contract Lifecycle Management:CLM)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CLM은 계약 생성부터 협상, 체결, 이행, 갱신 및 종료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통합 솔루션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더해져 계약 관리의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AI 기반 CLM 시스템은 계약서 등록 시 핵심 조항과 데이터를 자동으로 추출·분류하며, 만료일과 갱신 조건, 의무 이행을 관리하고 위험 신호를 사전에 감지한다. 더 나아가 축적된 계약 데이터를 분석해 잠재적 리스크를 예측하고 최적의 협상 전략을 수립하는 등 고도의 전략적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AI는 계약서의 숨겨진 위험 조항을 식별하고 유사 계약 간 조건을 비교해 최적의 계약 조건을 제안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업무 자동화를 넘어선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 창출로, 계약 관련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고 더 유리한 거래 조건을 확보하는 데 기여한다.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계약 관리 혁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특히 AI 기반 CLM의 도입은 단순한 비용 절감과 효율성 향상을 넘어서는 핵심 전략이며,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경쟁 우위 확보를 가능하게 한다. 계약을 단순한 관리 대상이 아닌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하다.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시장을 선도할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모든 기업이 계약 관리 시스템을 핵심 인프라로 인식하고 과감한 투자를 실행해야 할 때다.

이영준 모두싸인 대표 yj.lee@modusign.co.kr


전자신문 25.08.20 원문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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