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에 사용이 줄어든 것 중 하나가 도장이다. 과거에는 종이에 도장을 찍어야 계약서 등 각종 문서가 효력을 발휘했다. 지금도 인감도장 등이 남아있지만 사람들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전자서명도 많이 사용한다. 전자서명은 계약서부터 사내결재 등 도장 날인이나 종이 서명이 필요한 분야를 급속하게 대체했다.
이영준(39) 대표가 2015년 설립한 모두싸인은 전자서명 분야의 국내 1위 업체다. 국내 33만개 기업과 공공기관 등이 이 업체의 전자서명 소프트웨어를 도입했다. 서울 세종로 한국일보사에서 이 대표를 만나 모두싸인의 성공 비결을 들어 봤다.

고시생에서 창업가로 변신
원래 이 대표는 부산대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행정고시를 준비했다. “부모님이 공무원이셔서 행시를 준비했는데 고시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았어요.”
26세때 고시 공부를 포기한 뒤 할 게 없었다. “이왕이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찾은 것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프로그래밍이었죠.”
어려서부터 무엇이든 만드는 것을 좋아한 그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흥미를 느껴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공부했다. 프로그래밍에 빠져든 그는 앱티브라는 소프트웨어 개발 동아리를 만들었다. “학교 앞에 방을 얻어 동아리 친구들과 응용 소프트웨어(앱)를 개발하다가 창업했어요.”
그렇게 2015년 로아팩토리라는 사명으로 부산에서 학생 창업을 한 이 대표는 전공을 살려 변호사 검색 서비스로 시작했다. 덕분에 그는 현재 사업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많은 법적 분쟁이 서류 분실이나 작성 오류 등 계약서 때문에 발생하는 것을 봤어요. 그런데 아무도 분실 우려가 적은 전자계약을 하지 않는 것이 이상했죠. 직장 경험이 없어 기업들이 전자계약을 하지 않는 것을 몰랐어요. 거기서 새로운 시장을 봤어요. 기존 종이 계약서를 전자문서로 옮기고 여기에 전자서명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죠.”
새롭게 사업 아이템을 정한 뒤 변호사 검색 서비스를 종료하고 2018년 사명도 지금의 모두싸인으로 바꿨다. 사명과 사업을 연결하기 위해서다.
집단 소송, 단체 서명, 당원 모집 등 다양하게 활용
이 업체가 만든 모두싸인 플랫폼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에서 전자서명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용 방법이 간단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문서파일을 만든 뒤 서명이 필요한 상대방의 이메일 주소나 카카오톡 계정을 입력하면 상대에게 전자서명 할 수 있는 인터넷 주소가 발송된다. 상대방이 이를 눌러 이름을 입력하면 쌍방 모두에게 법적 효력을 가지는 문서가 자동 발송된다. “앱을 설치하거나 사이트에서 회원 가입을 하지 않아도 돼요. 웹브라우저에서 본인 확인을 거쳐 바로 서명할 수 있어요.”
이 같은 편리함은 전자계약이 퍼지는데 큰 기여를 했다. “공인인증서를 없애고 간편송금으로 인기를 끈 토스처럼 전자서명 절차를 간소화 한 것이 전자계약 확산에 결정적 역할을 했어요. 앱을 설치해 회원 가입을 하고 공인인증서를 발급받는 등 절차가 불편하면 이용하기 힘들어요. 새로운 변화를 이끌려면 무엇보다 편리해야죠.”
전자서명을 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자판으로 글자를 입력하거나 스마트폰처럼 화면 입력이 가능한 경우 직접 손가락으로 서명하는 방법, 아예 전자도장처럼 이미지 파일을 생성해 이를 붙이는 방법 등이다.
한국일보 2026.01.21 기사 원문 바로가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