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를 종이가 아닌 디지털로 주고받는 것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이제는 수천 개의 계약서를 인공지능(AI)이 자동으로 읽고, 만료일을 알려주고, 위험 조항을 찾아내는 세상이다. 국내 전자서명 1위 모두싸인이 단순 서명 툴을 넘어 AI 기반 ‘계약 관리 플랫폼’으로 변신하며 새로운 사업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17일 VC 업계에 따르면 모두싸인은 2024년 5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SBVA, 기업은행, DSC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77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액은 321억원이다. 지난해 누적 이용자 1000만명을 돌파하며 국내 전자계약 시장 점유율 70%를 기록한 모두싸인은 이제 전자서명을 넘어 계약의 전 과정을 관리하는 CLM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모두싸인에 주목한 이유는 명확하다. 단순한 전자서명 툴(Tool)이 아니라 계약 생애주기 전체를 관리하는 CLM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 때문이다. CLM은 계약의 작성, 검토, 체결, 보관, 관리까지 아우르는 시스템으로 기업의 리스크를 통제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경영 인프라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도큐사인(DocuSign), 아이언클래드(Ironclad), 아이서티스(Icertis) 등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며 그 가치를 입증했다.
계약이 문서에서 전자화로 되고 있는 만큼 모두싸인의 성장세 역시 가파르다. 지난 5년간 ARR(연간 반복 매출)이 8배 증가했고, API 연동 고객사는 전년 대비 37% 늘었다. 기업들이 모두싸인을 단순 독립 툴이 아닌 ERP, CRM 등 내부 시스템의 핵심 엔진으로 통합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33만 개 이상의 기업 및 기관이 모두싸인을 사용 중이며, 삼성전자, 롯데글로벌로지스, 서울특별시청, 카카오, 토스, 당근 등이 주요 고객사다.
모두싸인의 핵심 전략은 AI 결합이다. 지난 2025년 말 출시한 ‘AI 계약 관리 서비스 모두싸인 캐비닛’은 과거 계약서를 자동으로 분석해 핵심 정보를 추출하는 서비스다. 기업들은 수백, 수천 개의 계약서를 관리하면서 만료일을 놓치거나 중요 조항을 찾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다. 모두싸인 캐비닛은 이미지를 보고 글자를 텍스트로 바꿔주는 기술인 OCR(광학문자인식)과 LLM(거대 언어 모델)을 결합해 스캔된 문서에서도 계약 상대방, 기간, 금액 등을 자동으로 뽑아낸다.
예를 들어 모두싸인 사용자가 “다음 달 만료되는 임대차 계약서 모두 찾아줘”라고 검색하면 1분 내 결과가 나온다. 수백 개 파일을 일일이 확인하던 기존 방식을 자동화해 손 쉽게 원하는 계약서를 찾는 것이다. 아울러 갱신이나 종료 일정을 자동으로 캘린더에 연동해 리마인더를 제공하는 기능도 제공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AI 기능을 더욱 확대해 편의성을 더하겠다는 계획이다. 계약서 내 독소 조항이나 누락된 필수 항목을 AI가 강조해 주는 기능이 도입될 예정이다.
이데일리 2026.02.17 기사 원문 바로가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