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R에도 활용되는 성격 진단 검사
MBTI를 직원 관리에 활용하는 스타트업도 적잖다. 각자의 MBTI 유형을 공유함으로써 서로의 개성과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신현성 티몬 창업주 겸 차이코퍼레이션 대표는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자기소개서에 MBTI 성향을 적어서 사원들끼리 나눠 본다”고 전했다. 직원이 어떤 스타일인지 알면 같이 업무를 하기가 더 수월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올 초부터 시작했다. 핀테크 자산 관리 기업 ‘불리오’, 면도기 구독 스타트업 ‘와이즐리’도 마찬가지다. 김동욱 와이즐리 대표는 “신입사원의 빠른 적응에는 기존 직원들과의 합이 중요하다. MBTI는 이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을 확연히 줄여주는 것 같다. 사내 팀·역할 재배치 등에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집토스는 MBTI 성향이 기재된 자기소개서를 모아 ‘인물대백과사전’ 형식으로 회사 전체가 공유한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직원 간 성향을 이해하고 일하는 것은 원활한 협업과 갈등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장기 숙박 플랫폼 미스터멘션은 신입직원의 MBTI 검사 결과를 직원 소개 페이지에 등록, 역시 전 사원과 공유한다.
MBTI에 그치지 않고 자사만의 방식으로 직원 성격 유형 검사를 하는 곳도 있다.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지난해에는 직원 1인당 6~7매 보고서 분량의 심층 성격 진단 검사도 수행했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인사 리스크를 1%라도 줄이기 위한 취지다”라고 말했다.
밀키트 전문 기업 프레시지는 또 다른 성격 진단 도구인 ‘버크만(Birkman) 진단’을 도입, 조직 내 갈등 관리에 활용 중이다. 버크만 진단은 개인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극대화하기 위해 고안된 진단 도구다. 정중교 프레시지 대표는 “버크만 진단을 통해 각 직원에게 가장 적합한 근무 환경과 업무 방식을 진단할 수 있다. 하반기에는 조직 내 갈등 관리 프로그램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공유오피스 기업 ‘패스트파이브’의 김대일 대표는 “MBTI를 우리 회사만의 방식으로 각색해서 직원들이 어떤 타입인지 서로 공유한다”고 귀띔했다.
세탁 배달 앱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의식주컴퍼니는 지난해 ‘MBTI 워크숍’을 진행했다. 구성원들의 기질과 성향을 서로 이해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조성우 의식주컴퍼니 대표는 “구성원들의 기질과 성향을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스타트업 미디어콘텐츠 기업 ‘EO’의 김태용 대표도 “지난 워크숍에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으로서 MBTI 검사를 같이 했다. 팀원들이 서로의 의외의 성격을 알아내고 공감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2021.06.23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