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사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러한 전국적인 불황의 그늘 속에서, 역설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맞이한 시장이 있습니다. 바로 철거·폐기물 산업입니다.
과거 동네 영세업이던 철거업이 이제는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폐업 증가로 인한 철거 수요 급증, 그 변화의 배경과 이면을 살펴보겠습니다.
무엇이 철거 산업을 바꾸고 있는가?
과거의 철거업과 지금의 철거 산업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트렌드 중심의 짧은 창업 사이클
최근 창업 시장은 ‘탕후루 열풍’과 같은 특정 아이템이 단기간에 유행하고, 경쟁이 격화되면 1~2년 안에 대거 폐업하는 짧은 사이클을 보입니다. 이러한 ‘급유행-무더기 창업-대거 폐업’의 반복이 철거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2) ‘철거 플랫폼’의 등장
과거 지역 기반으로 운영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전국 단위로 사업을 운영하는 ‘철거 스타트업’이 등장했습니다. 이들은 ‘AI 가견적 시스템’, ‘빅데이터’ 등을 내세워 고객을 유치하고, 수백 개의 지역 업체를 ‘파트너스’로 관리하며 시장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3) 정부 지원의 제도화
정부가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을 통해 소상공인의 점포 철거비를 지원하면서, ‘폐업-철거’ 과정이 제도화된 프로세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는 철거 시장의 양적 성장을 이끄는 또 다른 배경이 되었습니다.
철거업 확장의 이면, 새로운 분쟁의 씨앗
철거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전문화되면서,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유형의 리스크와 갈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플랫폼과 파트너 간의 갈등
플랫폼은 ‘최저가’를 내세워 고객을 유치하지만, 이 과정에서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지역 파트너사(영세 철거업체)의 마진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공사 범위, 추가 비용 정산 등을 둘러싼 잠재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고객과의 분쟁
AI를 통해 빠르게 제공되는 ‘가견적’과 현장 상황을 반영한 실제 철거 비용이 달라 분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미 폐업으로 힘든 상황에 놓인 소상공인에게 이는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 계약의 불투명성
산업의 규모는 커졌지만, 계약 관행은 ㅊ여전히 구두 합의나 내용이 부실한 견적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모든 분쟁의 근본적인 원인이 됩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투명한 계약 문화’
철거 산업이 신뢰받는 전문 서비스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산업의 성장 속도만큼이나 참여자 간의 신뢰와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플랫폼, 파트너사, 그리고 고객(폐업 소상공인) 모두를 보호하는 가장 기본적인 장치는 바로 모든 권리와 의무를 명확히 기록한 계약서입니다.
이제는 전자계약을 통해 이제는 누구나 쉽고 빠르게 법적 효력을 갖춘 계약을 체결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은 파트너와의 신뢰를 구축하고, 폐업하는 소상공인은 예상치 못한 분쟁의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투명한 계약 문화가 철거 산업이 진정으로 건강하게 성장하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